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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교회

목회칼럼

조회 수 362 추천 수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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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연휴에 무엇을 할 까?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될 것입니다. 저희 가정도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특별한 계획이 없는 한 명절 일정이 거의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 함께 영화 한편 보는 것, 어머니 집에 다녀오거나 사모님 친정 오빠 집에 가는 것, 그리고 하루 정도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하여 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영화 한 편을 보았고, 어머니 집에 다녀왔고, 하루 정도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하여 여행을 했습니다.

 

   문제는 여행지를 출발하는 당일까지 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몇 개의 지역을 서로 이야기해보았지만 가족 전체의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간다고 했으니 가기는 가야하겠고, 그래서 출발하기 1시간 전에 장소를 정했는데 그곳이 ‘부여’였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부여는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인데도 저는 몇 번 다녀왔지만 가족 중에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부여는 의외로 가볼만한 곳이 많았는데 당일 여행이었기에 세 곳만 가보기로 했습니다. 첫째는 백제왕의 별궁 정원으로 알려진 ‘궁남지’, 둘째는 백제의 도읍성으로서의 흔적을 가진 부소산성, 셋째는 부소산성 안에 백제의 의자왕이 당나라 군사에게 패할 때에 3천 궁녀가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진 곳으로 알려진 ‘낙화암’입니다.

 

   이렇게 가족 여행을 가게 되면 여행지를 정함과 동시에 그곳에 음식점을 미리 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지는 당일에 정했기에 음식점을 정하는 것은 가는 길에서 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맛있는 집이라고 알려진 곳을 몇 군데 정하여 전화를 했지만 명절에 문을 여는 곳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 다 지나가는 데도 식사할 곳을 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부여까지 가서 식사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운전하는 저를 빼고, 세 사람의 인터넷 검색 결과 사모님이 찾아낸 곳은 부여도 아니고, 공주의 한 식당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소 검색을 하여 찾아가게 되었는데 이런 곳에 식당이 있나 할 정도로 사람의 왕래가 없는 공주 시내 뒷골목의 평범하게 보이는 한 식당이었습니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음식의 맛은 하나님의 은혜에 맡길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메인 음식인 김치찌개와 간장 게장을 주문한 후에 밑반찬이 나오는데 저의 눈은 순간 크게 떠졌습니다. 테이블 양쪽으로 반찬을 깔았는데 예사롭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하나를 먹다 보니 메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몇몇 접시는 그냥 비워졌습니다. 저 같은 경우 어떤 음식점을 가도 젓가락이 가는 반찬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집은 아니었습니다. 낙지 젓갈과 코다리 절임을 포함하여 모든 반찬에 손이 갔습니다. 밥도 공기 밥이 아니라 돌솥 밭을 주었고, 메인으로 시킨 김치찌개와 간장 게장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우연히 가게 된 집에서 너무 많은 만족을 얻어서 그런지 식사를 하고 나오면서도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래서 제가 엄치 척을 하면서 사장님과 주방장을 향하여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인생을 살 때 이런 일은 얼마든지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전혀 예상치지 못한 좋은 일을 만나는 것입니다. 우연이 이사를 하고, 우연히 회사에 취직을 하고, 우연히 만난 사람을 통하여 인생의 진로가 바뀌는 것이 그것이며,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고, 신앙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 그것이며, 우연히 가게 된 목장과 교회가 내 삶을 멋지게 살아가게 하는 목장과 교회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알게 됩니다. 그 우연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나의 삶 가운데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심목사

추천해주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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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관택 2019.09.17 11:48
    목사님 가신 그 식당에 저도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습니다. ^ ^;하나님의 손이 자꾸만 가는 교회와 제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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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영춘목사 2019.09.19 00:26
    임목사님! 천안에 오면 한번 같이 가면 해요^^;
  • profile
    남기홍 2019.09.21 18:48
    명절마다 정해진 코스가 참 맘에 듭니다. 저희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서, 다른 형제들이 저희집으로 와서 명절을 지냅니다. 그런데, 그 이후 다 돌아가고 난후에 적용해보고 싶네요. 우연히 가게된 식당을 통한 기쁨이 목장과 교회의 필연으로 연결해주시는 위트와 지혜가 역시 심목사님이심에 엄지척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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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영춘목사 2019.10.08 23:59
    남기홍목사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번 같이 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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