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곧 관계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 그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발전시키고, 때로는 망가뜨리는 힘을 가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를 보고 말해야 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상대방의 얼굴을 보라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말을 하기 전에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 상태인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말을 할 때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상대의 감정을 읽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하느냐는 그 말 자체의 내용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지금 슬퍼하고 있다면 위로의 말을, 기뻐하고 있다면 축복의 말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내뱉는 것은 그를 더욱 힘들게 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직장에서 해고되어 힘들어할 때, "힘내, 잘 될 거야" 라는 말보다는 "정말 힘들었겠구나. 네 마음이 어떨지 충분히 이해해" 와 같이 그의 감정을 먼저 인정해 주는 말이 더 큰 위로가 됩니다.
둘째,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말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일 수 있습니다. 상대를 보지 않고 던진 말은 그 사람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무례함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왜 이렇게 쉽게 포기해?"라고 말하기 전에, 그가 어떤 실패와 좌절을 겪었는지 먼저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그의 상황을 이해하고 나면, "쉽게 포기한다."는 비난 대신 "그동안 정말 애썼구나." 라는 진심 어린 격려의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셋째, 상대방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말해야 합니다. 말은 관계의 깊이에 따라 그 무게가 달라집니다. 얕은 관계에서는 가볍게 던질 수 있는 말이, 깊은 관계에서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친밀하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은 결국 그 관계를 파괴하는 길입니다. 가족이나 연인, 가까운 친구에게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너와 나는 가까우니까 괜찮아" 라는 마음으로 무심코 내뱉은 말이 상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관계가 소중할수록,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 말을 아끼고, 또 고르고 골라야 합니다.
말은 밖으로 던져지는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것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하기 전에 반드시 상대를 보고 말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 그리고 그와의 관계를 헤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으로 지혜로운 말하기의 시작입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