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개척하여 지난 28년 동안 담임목사로 사역을 해 오면서 항상 마음을 두었던 것 중에 하나가 성도들에게 신뢰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 신뢰를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저의 기준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담임목사가 무엇을 말해도 그 말을 믿어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담임목사가 무엇을 하자고 해도 동기를 의심하지 않고, 따라주는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지난 목회를 돌아볼 때 담임목사로서 신뢰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성도들이 믿어주었고, 제가 하자는 것에 동기를 의심하지 않고, 성도들이 따라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열심을 다하여 사역해 올 수 있었고, 크고 작은 일들을 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성도들에게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존경한다는 말입니다. 그럴 때 저는 존경한다는 말을 신뢰한다는 말로 듣게 됩니다. 왜냐하면 누구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에게 존경한다는 말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뢰는 단 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신뢰는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시간이 가면서 쌓일 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성도들에게 신뢰받기 위하여 지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노력을 했습니다.
첫째는 제가 할 수 있는 희생을 다했습니다. 설교든, 가르치는 일이든, 기도하는 일이든 담임목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말할 것도 없고, 교회가 어느 정도 자립하기까지 10년의 시간동안 가족을 희생했으며, 개척할 때에는 서울 집을 팔고, 이전 교회의 퇴직금과 가지고 있던 모든 재정을 올인 하였습니다. 이후 첫 번째 건축 때는 살고 있는 집을 팔아 건축비로 드리고, 전세로 옮겼고, 두 번째 건축할 때는 전세금을 빼어 건축비에 넣고는 지금 본관 건물 옥상에 스스로 살기를 자원하여 13년을 살았고, 세 번째 건축할 때도 담임목사로서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둘째는 저의 유익보다 성도들을 하나님 앞에서 성공시키고자 했습니다. 개척하면서 제자훈련을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고, 지금의 가정교회를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성도 모두를 하나님의 비전인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일에 쓰임 받게 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성공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에 저의 모든 삶을 걸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셋째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살고자 했습니다. 작은 것을 구입해도 영수증 처리를 했고, 영수증을 분실했으면 별지에라도 날짜와 용도, 금액을 정확히 했고, 개인적인 것과 교회적인 것을 분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한번 약속 한 것과 정한 원칙은 반드시 지키고자 했고, 그렇지 못할 때는 충분히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넷째는 개인적인 사심을 갖지 않고자 했습니다. 교회에 자동차 한번 사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교회에 사택 한번 사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으며, 사례비 한번 올려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첫 번째 자동차는 운영위원들이 결의하고, 여러 성도들이 헌신해서 구입하게 되었고, 두 번째 자동차는 몇몇 성도들이 힘을 합하여 구입해주었고, 지금의 사택도 담임목사의 필요를 보고 운영위원들이 결의해주어 교회 이름으로 구입하였고, 사례도 운영위원들이 결정하면 그대로 따르고자 했고, 교회의 재정이 늘어나지 않은 경우 제가 먼저 동결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노회든 총회든 임원에 대한 사심을 스스로 부려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것에 대한 관심이 나에게는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는 성도들과 친밀해지려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위는 갖되 권위적이지 않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든지 편하게 다가가고자 했고, 누구라도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언제나 성도들에게 따뜻한 말과 칭찬으로 다가갔고, 한 성도 한 성도를 소중하게 여기고, 저와 함께 하는 것에 언제나 고마움을 가졌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천안아산제자교회이고, 지금의 심영춘 목사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성도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교회를 섬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담임목사가 하는 말을 믿어주며, 담임목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마음을 다해 따라주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담임목사가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해온 모든 일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게 해주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실 것입니다. 심목사